야사카 신사, 니넨자카, 산넨자카 그리고 기요미즈데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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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당일치기 여행 기록 중.
아침에 오사카에서 한큐 라인 타고 아라시야마로 넘어와서 대나무숲을 걷고 텐류지를 구경하고, 다시 한큐 라인을 타고 가와라마치역으로 넘어왔다.
아라시야마와 텐류지 여행 기록은 아래 포스팅으로.
👇🏻
https://minster.tistory.com/74
한큐 패스가 있으니 매번 교통권 살 일이 없어 편했다.
알겠지만 여행 다니다보면 교통권 뽑을 때가 제일 귀찮다. 동전을 많이 세어야 하기 때문에...
뒤에서 누군가 기다리기라도 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막 동전도 떨어트리고 난리가 난다.
하지만 여행자로써 동전은 빨리 빨리 없애야 하는 법.
어쨌든 가와라마치역에 내려 기요미즈데라까지 찍어보니 아래와 같이 四条山科醍醐線84번이나 市営206乙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되는데, 그러면 야사카 신사부터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다 패스하는 거라 그냥 걷기로 했다.
우리가 걸은 경로는 아래와 같다.
쿄토가와라마치 역 →기온시조역 → 야사카 신사 → 네네노 미치 → 니넨자카 → 산넨자카 → 기요미즈데라
우선 쿄토가와라마치 역에서 카모 강을 건너면 기온시조 역이 나온다.
기온시조역은 JR 라인을 타면 올 수 있어서 기요미즈데라부터 들릴거면 JR을 타고 이 역으로 도착해도 된다.
기온시조역에서 야사카 신사까지 걷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상점이 많았는데, 일본에 자주 갔다보니 미피나 토토로가 너무 흔하게 느껴져서 그냥 지나쳤다 계속... (나이도 들었고)
지금 생각하니 사진 좀 찍어두고 기념품도 사 볼걸, 아쉽다.
가는 길에 왕 당고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잘 보니 키오스크에는 당고 말고 음식 사진만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당고는 따로인 줄 알고 줄에서 나와 서 있었더니 누군가 당고도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민망.
줄을 두 번이나 서고 산 당고. 280엔.
따뜻해서 넘 맛있었다. 그래도 어릴 때 이모랑 같이 먹었던 그 맛은 안 난다.
어릴 때 이후로 몇 번 일본에 와서 당고를 먹었지만 그 맛이 안 나는 걸 보니 그건 추억 속에만 있는 맛이거나 아니면, 나고야에 가야지 먹을 수 있는 맛인 것 같다.
어떤 것들은 추억 속에만 넣어두어도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교토는 조금 따뜻한 것 같기도 했는데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어서 쌀쌀했다. 살랑 살랑 걷다보니 보이는 야사카 신사.
엄마가 신사는 별로 안 들리고 싶어 하셨는데 그래도 이까지 와서 그냥 지나치는 건 좀 그래서 들어갔다 나왔다.
아무래도 연말이고 일본은 연말에 골든위크라는 큰 명절(?)을 쇠다보니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아마도 23년 한 해를 잘 보내게 해 달라는, 뭐 그런 소원을 빌러 오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의 서촌에 한복을 입고 다니는 커플이 많은 것처럼 교토엔 기모노를 입고 돌아다니는 커플이 아주 많았다.
때가 때라서 그런지 아니면 서촌 같은 느낌으로 장소의 특수성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기모노를 입은 모든 여자애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 세팅. 머리도 잘 틀어올리고, 신발도 나막신이었다.
야사카 신사 바로 옆에는 마루야마 공원이 있는데 벚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한겨울에 벚꽃이 피었을 리 만무하니 굳이 공원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번 여행 하는 동안 앙상한 가지만 남은 벚꽃나무는 아주 많이 보았는데, 일본의 벚나무는 특이하게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하늘하늘 흘러내리고 있어서 가지마저도 운치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 있는데. 아예 나무 종류 자체가 다른 것 같다.
야사카 신사를 나와 니넨자카로 가려고 구글맵을 키고 걷다보니 이런 곳이 있어서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왔다.
https://goo.gl/maps/Xi1JHWkzoBmaVit99
구글을 참조해도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절이 있다. 지금 보니 쌍림사(소린지) 인 것 같다.
그리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히가시오타니 묘지가 있다.
명절을 맞아 인사하러 온 방문객들이 아주 많았다.
https://goo.gl/maps/LJBDfwJaeRgc7VzG9
다시 나와서 니넨자카로 향하려는데 이걸 보고 넘 예뻐서 찍어놨는데 요 근처가 오다 노부나가의 묘지라고 한다.
가기 전에 공부를 하고 갔어야지 갔다와서 공부를 하는 꼴이라니!
https://goo.gl/maps/oCFpBdaDnLLyu3YH7
어쨌든 거기서 보고 온 걸 구글맵에서 다시 확인하니 이것도 나름 재미있다. 허허
요 바로 앞이 네네노미치다. 번역하면 네네의 거리. 네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 부인이다.
네네가 1605년에 세운 절인 고다이지라는 곳이 있다는데 여기는 못 보고 왔다.
남편이 죽은 후 네네가 17년간 그를 위해 기도하다 간 집으로 정원 예술의 극치라고 한다. 다음에 가면 가봐야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평생 네네로부터 아이를 얻지 못했고 후처인 요도기미로부터 아이를 얻었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추측하기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마도 불임이었고, 후처도 도요토미가 아닌 다른 남자로부터 아이를 얻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한참 걸어 니넨자카에 도착했다.
5년 전에도 분명 왔던 것 같은데 왜 길이 다른 느낌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는 기요미즈데라가 아니라 야사카노토를 보고 왔던 거였다.
진짜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사진에는 그렇지 않아보이지만,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조금 빠지는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찍은 것이다.
길 자체도 예쁘고, 매력적인 일본의 전통 가옥을 볼 수 있다. 찻집들과 각종 기념품, 선물 가게가 많았다.
여기도 벚꽃으로 유명하다는데. 아무래도 봄에 꼭 다시 와봐야할 듯 하다. 벚꽃이 만발한 교토를 보려면.
여기부터가 산넨자카인가.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린다.
니넨자카, 산넨자카라는 이름에는 몇 가지 썰이 있는데 여기서 넘어지면 각각 2년, 3년 안에 죽는다는 썰이 있다.
그런 속설은 믿지 않지만 혹여나 넘어질까봐 조심조심 걸었다.
참 매력 있는 거리인데 사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슬프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잘 안 보이기도 하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게 백만배 더 예쁘다.
사진을 잘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기모노를 입은 커플을 볼 수 있다.
지나가다 마이코로 보이는 사람도 봤다.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풀 세팅이 되어 있는데, 마이코의 출근길인지 마이코 체험인지 알 수 없었다.
그나저나 이 니넨자카와 산넨자카가 오르막길인데다가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긴 했지만 아라시야마와 텐류지까지 찍고 온데다가 이미 너무 많이 걸었던 것.
어쨌든 열심히 걸어 드디어 기요미즈데라에 도착했다.
화려한 것이 눈길을 확 잡아끈다. 텐류지의 호조에서 봤던 것처럼 지붕이 넙대대하고 높이 올라가있다.
경주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인 사찰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다. 새삼 경주에도 조만간 한 번 들리고 싶어졌다.
일본 사람들을 떠올리면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데, 기요미즈데라나 후지이미나리 신사도 그렇고 금을 온통 칠한 금각사도 그렇고 굉장히 화려한 느낌이다.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이다.
후지이미나리 신사와 기요미즈데라의 공통점인 오렌지 컬러. 의미가 궁금한데 찾아봐도 오렌지색의 의미에 대한 건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그냥 화려하게 만들고 싶었을까?
사실 사찰 안에 들어가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데, 엄마도 나도 이미 많이 지쳐서 여기서 기요미즈데라는 끝냈다.
기요미즈데라(청수사)의 기요미즈는 성스러운 물을 뜻하는데, 안에 들어가면 있는 오노타키폭포에서 이 물을 마실 수 있다.
요기도 좀 하고 커피도 좀 마시려고 찾아온 니넨자카 스타벅스.
이 스타벅스는 전통 가옥 형태라 더 유명하기도 하고, 내부 좌석도 특이하게 다다미 형태라 인기가 많다.
자리가 좀 없을까 싶어서 둘러봤는데 다다미 위에 진짜 도떼기 시장처럼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구겨져 앉아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공차에서 뜨끈한 밀크티와 차를 마셨다.이 때 몸살의 기운을 잠깐이지만 아주 분명하게 느꼈는데 그 때는 몰랐지. 그것이 독감의 전조 증상이었음을...
다시 카모가와(카모강).
낮에도 예쁜데 밤에 보면 야경이 참 예쁘다고 한다.
우메다로 가는 급행 한큐 다시 탑승.
9990이라고 엄마가 은하철도 999래서 찍어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돈키호테를 들러 2차 쇼핑을 했다.
입욕제도 잔뜩 사고 주전부리도 잔뜩 사서 양손 가득 숙소로 돌아오니 마음이 든든.
집에 두고 온 훈이가 못내 걸려 훈이 줄 간식만 잔뜩 샀는데, 막상 돌아와보니 내가 그걸 다 먹고 있다.
살 때는 훈이 생각만 하면서 샀는데...
이 날 저녁엔 아무래도 컨디션이 좀 안 좋았는데 3만보를 걸었으니 당연하다 싶어서 입욕제를 하나 뜯어 엄마도 나도 목욕을 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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