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perfumes

향수 리뷰 / 나의 두 번 째 조말론, 벨벳 로즈 앤 오드 (Velvet Rose and Oud)

728x90

VELVET ROSE AND OUD, JO MALONE


벨벳로즈앤오드/ Velvet Rose and Oud / 조말론 / Jo Malone / 향수 리뷰 / Perfume / 니치향수

개봉기는 아니고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쓰고 난 후의 시향기.

조말론은 향도 다양하고, 니치 향수들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접근하기 비교적 쉬운 가격이라 인기가 많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지속력이 약하다는 것.
저렴이 향수도 아니고 향수 한 병에 10~20만원을 호가하는데 착향한지 두세시간 만에 향이 다 사라져버릴 때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
나의 첫 조말론은 우드세이지 앤 씨솔트였는데 바로 그, 너무나 약한 지속력 때문에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었다.
원래 은은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조말론에는 코롱 인텐스 라인이 따로 있다. 좀 더 강하게 향이 퍼지고 지속력이 좀 더 좋은 아이들이다.
패키지도 기본 코롱 라인은 투명한 병인데, 코롱 인텐스 라인은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까만 병을 사용하고 있고, 가격대도 조금 더 높게 형성되어 있다-

벨벳 로즈 앤 오드는 조말론의 코롱 인텐스 라인 중 하나이다.

여행을 갈 때마다 면세점에서 이 향수 저 향수를 시향해보는 게 습관처럼 되어버렸는데,
몇년 전- 어느 여행인지는 까먹었지만 참새방앗간처럼 들린 조말론에서 이 향을 처음 시향했었다.
인공적인 장미향은 좋아하지 않는터라 보통 같았더라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Rose로 시작하는 향수에 손길이 간 이유는
Oud 계열을 유독 좋아하기 때문이다.
Rose와 Oud의 상상도 되지 않는 조화는 나를 충격에 빠트렸다. 장미향이 이렇게 좋을 수도 있구나.
시향지에 잔뜩 뿌려서 지갑을 넣어다니는 크로스백에 넣어갔는데,
여행 내내 가방을 열 때마다 너무나 내 취향에 쏙 맞는 향이 흘러나와서 기분이 좋았더랬다.
다음 여행을 갈 때에 꼭 데려오리라 다짐하며.

그 다짐 후 두어번의 여행이 지나갔지만 데려오지 못했던 이유는.
나에겐 너무 좋은 향이지만 대다수에게 과하게 무겁고 과하게 달큰한 향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철저한 자기만족을 위해 향수를 소비하는 나이지만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건 싫기 때문에.
그러다 어느 주말 지하철에서 벨벳 로즈의 향이 지나쳐갔는데, 이 정도라면 남이 느끼기에도 거부감까지는 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덜컥 데려온 벨벳 로즈 앤 오드.


그 후 몇 개월을 사용한 느낌을 기록해보자면.
확실히 쉬운 향수는 아니다. 아무에게나 어울릴 향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내가 잘 어울린다는 뜻도 아니다.)
계절감도 확실하다. 쌀쌀한 바람이 귀밑을 스치는 가을부터 꽃샘추위가 지나갈 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운 계절에 쓰기엔 확실히 텁텁하고 무거운 느낌이 날 것이다.
발랄하고 상큼한, 환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보다는 분위기 있고 약간은 섹시한 느낌의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떠오르는 색은 이름과 걸맞는 약간의 광택이 느껴지는 진한 초코렛색. 아니면 약간 다크한 레드 스웨이드.
이상 나의 주관적인 시향기.

지속력에 대해서.
보통 손목에들 향수를 뿌리는데 보통의 향수는 손목에 뿌린 후 몇 번 손을 씻게 되면 금방 다 날아간다.
하지만 조말론 코롱 인텐스 라인인 벨벳 로즈 앤 오드는 손을 몇 번 씻어도 향이 남아있다!
나의 경우엔 손목보다는 주로 목덜미, 가슴팍에 뿌리는데 물로만 샤워를 한 경우엔 가끔 목에서 아주 은은하게 향이 날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지속력이다.


앞으로도 쌀쌀한 계절에 즐겨 찾는 향수가 될 것 같다.
에어차이나의 액체 반입 제한에 걸려 50ml를 산 것이 못내 아쉬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