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안 가정식 Avecnous
2018 고메위크 / 유러피안 가정식 / 아벡누 / Avecnous
올해도 고메위크 나들이.
작년 하반기에 놓쳤으니 올해 상반기에 두 번을 가야겠다는 이상한 집념으로 예약한 두 군데 중 첫번째는 아벡누.
아벡누는 불어로 with us, 우리와 함께, 라는 뜻이다.
한남동 replace 건물에 위치해 있는데, replace는 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오픈형 복합공간으로, 디뮤지엄, 레스토랑, 카페 등이 모여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조금 불편한 위치긴 하지만, 근처가 한적해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한적한 분위기라서 좋아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가는 길의 장미덩쿨. 5월이라 그런지 가는 곳마다 장미덩쿨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첫 타임 예약인 11시에 다녀왔다.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오픈 준비중이어서 기다리는 동안 건물 내부를 구경했다.
맞은 편에 한남 더힐이 보인다.
구경하다보니 아랫층에 세시셀라가 있길래 밥 먹고 나서 디저트 (세시셀라의 시그니처인 캐롯 케익) 먹으러 가야지 생각했다. (결국 배가 너무 불러 가지 못했다)
아벡누의 입구. 정직한 부제가 달려있다-
그리고 아래에 살짝 보이는 고메위크 안내판.
여기 쉐프님이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하셨나보다(?)
입구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11시가 되어 입장하였다. 내부는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적당한 공간이었고, 오픈형 주방이어서 우리의 점심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유러피안 가정식이라 그런지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게 유럽 가정집 느낌을 내게끔 한 듯 하다.
서빙하는 직원들이 입고 있던 내츄럴한 무드의 유니폼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는 한 종류. 런치 6 코스.
고메위크가 식당 전석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고 일반 메뉴로 다른 손님들도 받는 것 같았다.
서빙이 조금 늦어져서 인내심이 사라지려 하는 찰나 첫 dish가 나왔다.
하몽 또르띠야. 감자를 넣은 또르띠야에 하몽을 얹은 스페인식 오믈렛이라고 한다.
처음 나온 플레이트에 하몽이 없어서, 뭔가 이상하다? 싶던 순간 직원이 다시 가져가서 하몽을 얹어서 내왔다.
하몽과 또르띠야가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자가 들어간 또르띠야는 맛있었다.
그 다음은 아란치니.
모짜렐라, 크림리조또, 오징어를 섞어서 빵가루를 입혀 튀긴 이탈리아 요리다. 아란치니는 전에 서촌김씨에서 먹어본 게 처음이었는데, 독특한 식감이라 마음에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탈리아 맛이 나는 밥튀김이다.
아벡누의 아란치니도 참 맛있었다. 아란치니 밑에 곁들여 준 크리미한 소스와 눅진한 크림 리조또가 잘 어울렸고, 오징어도 꼬들하게 씹혀서 좋았다.
서촌김씨와 아벡누를 비교하자면, 나는 아벡누 쪽의 아란치니가 더 마음에 들었다.
다음엔 까비요 꼬꼬트라는 생선요리였는데, 나는 찐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리지 않고 적당히 담백하고 탱탱했던 것은 기억한다.
플로랑틴 알라.
크림소스에 조린 시금치와 수란을 빵 위에 얹은 요리다.
코스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요리였다. 한 입 먹는 순간 눈이 번쩍!
크림스소+시금치 조합을 엄청 좋아하는데, 딱 내가 원하는 그 맛이었다.
부쳐스컷에서 먹을 수 있는 크림 스피니치 비슷한 맛.
수란을 터트리니 크림+시금치+계란노른자+빵이 합쳐져서 정말 맛있었다.
이것만 먹으러 아벡누에 다시 가고싶을 정도.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말하지 않아도 맛있는 맛.
미디움 레어를 좋아해서 항상 그렇게 시킨다.
홀그레인 머스타드, 와사비, 핑크솔트(?) 가 다 나와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홀그레인 머스타드가 제일 맛있었다. 와사비는 기대했는데 별 맛이 나지 않았다.
디저트.
망고 셔벗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산딸기 한 알.
과일을 사용한 디저트 보다는 베이커리? 쪽의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날은 상큼하게 마무리 되는 맛이라 좋았다.
음료는 커피와 티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여섯 개의 코스가 2만원이라니. 내년에도 아벡누가 고메위크를 진행하면 또 갈 의향이 있다.
정가가 4만원이라고 해도 아주 리즈너블 한 것 같다.
서빙이 좀 느려서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다 먹고 나니 조금 아쉬웠던 기분은 사라졌다.
하늘이 참 예쁘고 날도 선선하니 좋았던 날.
맛있는 점심을 먹어서 그런지 더 좋았다-
차가 있으면 더 가기 수월할 것 같지만 주차가 용이해보이진 않았다.
디뮤지엄에 끌리는 전시가 있을 때 여기서 밥을 먹고 전시를 보면 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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