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p place/restaurant

종로 가맥집 / 착한 막걸리집, 서울식품

728x90

부추전이 끝내주는 종로 가맥집, 서울식품

 

을지로4가 / 종로3가 / 청계천 / 가맥집 / 막걸리 / 서울식품 / 부추전 / 햄전 / 두부김치

 

대학생 때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었다.

그 때는 크리스쳔에게 술은 무조건 멀리 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다. 술로 인한 해악을 많이 본 탓이다.

물론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는데도

남들이 보면 취한 줄 알 정도로 신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 쉬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는 있다.

장점보다는 확실히 단점이 많은 것이 술이고, 되도록이면 마시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무엇이든 적당하기만 하면 된다는 자기합리화에 도달했다.

그래서 취하지 않는 선에서의 술은 즐기는 편이다.

더운 여름날 퇴근하고 나서 시원한 물에 샤워한 후의 맥주 한 캔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다.

비 오는 날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구워지는 전과 함께하는 막걸리 또한 대체제를 찾을 수가 없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 집에 돌아와 뚝딱 만들어내는 감바스와 스파클링 와인 한 잔도 좋은 약이다.

스무살의 나는 무조건 술을 멀리했지만,

서른살의 나는 술 한 잔을 나름 잘 활용하는 법을 찾은 것 같다.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습하고 꿉꿉한 금요일,

퇴근 후 한 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어디를 갈까, 하다가 찾은 서울식품.

점심시간 교보를 산책하는 게 취미인데, 이 날도 어김없이 교보를 들렀다가 인생술집이라는 책에서 발견한 곳이다.

 

아주 외진 곳에 있다. 지도를 보면서 가는데도 헤맸다.

여기야? 정말 여기라고? 하면서 골목 안 그리고 더 안, 또 더 안으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그런 곳.

 

공업상가들이 모여 있다. 여자들끼리 가기엔 살짝 무서울 법도 하다.

베아링, 전기, 착색- 옆에 자기도 공업가게인 것마냥 붙어있는 서울식품 간판.

 

 

길 찾는 게 힘들어서, 이 간판을 봤을 때 너무 기뻤다.

드디어 찾았다! 서울식품!

 

 

ㅅ이 떨어진 서울식품. 힙.

2층으로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다.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맥주잔과 막걸리잔들마저 힙해보이는 광경이란.

 

 

 

2층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

 

 

 

화면이 캡쳐된 게 있는 걸 보니 방송에도 나온 적이 있나보다.

 

 

대망의 메뉴판.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표.

세상에, 여기 서울 맞나? 싶은 가격들이다.

부추전이 사천원이라니! 계란말이가 오천원이라니!

심지어 막걸리가 이천원이다. (소주도 이천원인 것 같다.)

 

 

벽에 그려진 낙서가 힙해서 한 컷.

담배피는 남자.

안주 주문은 9시까지만 받는다고 한다.

안주 이외에 1층에서 과자 같은 주전부리도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라면도 되는 것 같다.

 

 

장수생막걸리와 막걸리잔.

막걸리는 뭐니뭐니 해도 이 잔에 마시는 게 최고다.

술도 각각의 술잔에 마시는 걸 중요시 하는 1인.

 

 

손님이 꽤 많아서, 좀 오래 기다리긴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기절하기 직전에 나온 부추전!

세상에, 부추 95% 밀가루 5%의 부추전이다.

 

 

맛있는 건 크게크게, 가뜩이나 부추를 좋아하는 나라서 너무 행복했다.

 

 

다음으로 나온 두부김치.

볶음김치에 제육이 적절히 섞여있다.

 

 

 

Hoonthor가 제일 기대했던 햄후라이.

스팸같다고 한다. 나는 햄은 잘 모른다- 그런가보다 하고 먹었는데,

아무렇게나 구워낸 것 같은데도 너무 맛있었다.

생각보다 양도 아주 넉넉했다.

 

 

 

안주들이 너무 맛있어서 막걸리를 두 병이나 마시고,

화장실 가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찍은 사진.

어른들이 많다.

 

 

 

 

막걸리 두 병에 안주 세 개를 끝내고 기분좋게 나와서,

청계천을 따라 걷다가 찍은 서울의 야경들.

 

 

 

서울의 빌딩숲.

 

 

 

가맥집들이 우후죽순 많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가맥집의 원조인 것 같은 종로 서울식품.

 

종로 근처에서 막걸리에 전이 땡긴다면 추천.

특히 부추전이 정말 맛있다. 조만간 다시 가야지.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반.

(last order: 9시)

토요일은 10시 ~ 9시.

일요일은 휴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