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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달 간 자투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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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좀 길어진다 싶더니 초여름이랄 것도 없이 한여름이 성큼, 성큼 와버렸다.

작년보다도 훨씬 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듯 하다.

마치 찜통 속에서 익기를 기다리는 냉동만두가 된 기분-

숨을 쉬면 더운 공기가 폐로 몰려 들어오고,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에어컨 실외기 앞을 지나는 것만 같은 느낌. 

 

오늘은 대서라고 한다.

2018년 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도 한 달이 흘렀다.

 

7월은 항상 무서운 느낌이 드는 달,

속절없는 시간이 어찌나 원망스러운지, 내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나를 질질 끌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달.

올해 내가 무엇을 했지, 딱히 한 것도 없는데 한 해가 또 이렇게 저물어가는건가? 하며 나를 한심스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법이라고.

힘내서 남은 하반기를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

올 연말엔 그래도 올해는 이거라도 했지! 라는 한 마디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두 달간의 자투리 일상.

 

0603/ 드리를 데리고 처음 산책.

드리를 못 본지 오래되었다. 보고싶은 드리.

처음 가본 신트리공원은 바람 솔솔, 그늘은 시원, 볕도 적당하고 너무 좋았다.

작년 이 날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0605/ 근 1년 동안 가장 자주 먹은 외식 메뉴, 곱창.

곱창이라곤 입에도 안 대던 애가 이제 틈만 나면 곱창을 노래부른다.

한동안 주 불금메뉴였던 곱창+쏘맥.

자매품 대창은 내 입에는 안 맞는 걸로. 곱창 with 부추가 제일이다.

종각 신촌황소곱창.

 

  

0606/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꼬막비빔밥.

강릉에서 그렇게 핫하다더니, 정말 맛있었다. 조금 짜긴 한데 밥을 추가하면 딱일 듯.

다음엔 강릉에서 직접 먹어볼 수 있기를.

신세계 강남 지하.

 

 

0607/ 친구가 생일에 선물해준 오븐으로 가끔 야매 베이킹.

홈메이드 스콘.

비스퀵 한 봉지+물(or 우유)만 있으면 뚝딱. 인데도 꿀맛이다.

 

 

0608/ 지난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가장 즐겨마셨던 커피.

스타벅스의 콜드폼 콜드브루 with 콜드폼 많이.

메뉴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0609/ 일요일에 영업을 안해서 헛걸음했었던 곳. 닭볶음탕과 닭꼬치가 끝내준다.

밥 먹으러 들어간 건데 쐬주를 부르는 맛.

더위가 좀 가시고 나면 또 가고 싶은 집.

서울역 호수집.

 

 

0612/ 처음 받은 꽃다발.

작약인가 리시안셔스인가,

리시안셔스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사온 건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P

어쨌든,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은 고이 말려 화병에 꽂혀있는.

 

 

0612/ 기념일.

행복해서 운다는 게 무슨 뜻인지 처음 알았던 날.

 

 

0618/ 월드컵 첫 한국전. (스웨덴vs한국)

아쉽게 져서 너무 슬펐던.

 

 

0619/ 처음 먹어본 음식 2 마라샹궈.

마라탕보다는 마라샹궈가 좋다. 취향저격의 맛. 옆에는 꿔바로우. 쫀득쫀득!

매운지 모르고 먹지만 나중에 위가 고생하는 맛.

광화문 손오공 마라탕.

 

 

0620/ 몇 년 동안 장바구니에 1순위로 담겨만 있던 책을 선물 받았다. 예상치 못하게!

취향과 취미를 존중받고 있는 느낌이다-

예상했던 대로 너무 재미있는. 회사 가지 말고 에어컨 틀어놓고 맥주나 마시면서 이거 읽고 싶다.

 

 

0623/ 친구 덕분에 무료로 관람했던 국제도서전.

잡지의 시대 섹션. 나우 매거진의 PORTLAND와 볼드저널을 구입.

3년 안에 포틀랜드를 갈 계획(?)

 

 

0623/ 오랜만에 가는 코엑스.

폴리스 피자. 이 날의 피자 선택은 실패.

 

 

0624/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만 봤었고 한국어 공연은 처음이라, 가사를 제대로 들으면서 보긴 처음.

가사를 들어도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마이클리가 나와서 좋았다.

 

 

0628/ 고디바의 초콜렛 아이스크림은 진리다.

 

 

0629/ 수제버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씩 먹으면 맛있다.

광화문 디타워,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0630/ 한남동 패션파이브 2층 라뜰리에.

말차구름라떼와 구름라떼.

우유 들어간 커피는 싫은데 휘핑크림이 올라간 커피는 좋다, 이상한 일이네

 

 

0701/ 오랜만에 들린 신당동 떡볶이거리.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 특별할 것 없는 맛이지만 왠지 맛있다.

 

 

0701/ 스타벅스에서 아보카도 블렌디드가 다시 나온다고 해서 기대했던 음료.

아보카도 본연의 맛이 잘 안 느껴질 정도로 단 맛이 강하고 아보카도 특유의 풋내가 물씬 났던-

 

 

0707/ 한남동 롱브레드. 빠니니도 수프도 맛있었다.

 

 

0708/ 시카고 관람.

박칼린과 김지우 투톱.

재밌었다. 넘버보다는 볼거리가 많은 공연.

박칼린의 카리스마와 김지우의 톡톡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시카고.

 

 

0709/ 선물받은 TIMEX ARCHIVE.

스트랩이 많이 크긴 하지만 취향저격. 너무 마음에 드는 색 조합과 디자인이다.

안 어울린다면 내 손목을 탓해야 함.

 

 

 

0713/ 13일의 금요일. 종각 교대이층집.

서비스로 하나 주는 쑥인절미도 맛있고 삼겹살, 꽃삼겹살 모두 너무 맛있다. 특히 명이나물이 한 수.

 

 

0720/ 쉐프 등장.

최고의 쉐프다.

과카몰리와 사케동을 같이 비벼먹어도 맛있다(?)

빵은 군자동 초이고야.

 

 

0721/ 삭스타즈의 새로운 양말 개시.

취향저격 네이비 색. 하얀 신발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0721/ 별쿠폰으로 먹었던 슈렉 프라푸치노.

달달한 커피는 즐기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한 잔은 좋다.

 

 

0721/ 냉장고에 잠들어있던 생연어와 친구 시어머니표 감자로 매쉬포테이토.

내가 했지만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

연어는 두꺼워도 너무 두꺼운 탓에 제대로 못 익혀서 실패.

 

 

자투리 일상을 모아놓고 보니 한 게 많다. 진짜 많다.

나는 상반기를 허투루 보낸 것이 아니었다!

아주 행복하고 굉장히 값진 추억을 많이 쌓았다.

비는 시간 없이 꽉꽉 채워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벅차오는 밤이네,

남은 다섯 달도 행복하게 보내야지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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