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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ster/diary

#4 오래된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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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아웃룩을 쓴다.
개인 메일로는 2010년 미국 유학 가기 전에 만들었던 지메일을 쓴다.
네이버나 다음에도 메일 계정이 있지만 거의 쓰지 않는다.

온갖 사이트나 홈페이지를 가입할 때 지메일을 입력해두었더니 지메일은 광고메일로 뒤덮여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메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개씩 쌓이는 광고메일을 클리어해줘야 한다.

회사 아웃룩에다가 지메일을 연동시켜놓아서,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 생기면 쌓여있는 광고메일을 읽음 표시 해두는 것을 하나의 미션으로 생각했었다.

요근래 너무 바쁘기도 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하고, 며칠 놓쳤더니 몇백개로 불어버려서 엄두가 안나 몇개월을 방치했더니 쌓인 메일이 대략.. 오천통...

중요한 메일이나 (요즘엔) 결혼 관련 계약서, 예약 내역도 다 이쪽 메일로 받기 때문에 정리해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짬이 나서 받은 편지함을 정리했다. 몇 시간이나 걸렸다.

회사 이메일은 두 달만 지나도 삭제되어 버리는데, 지메일은 용량 제한도 없는지 아주 예전의 메일도 살아 있다.

지메일을 만든 게 2010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게 미국 도착하고 나서인듯 하다. 2010년 9월.
메일함의 끝까지 가보았더니 엄마 메일이 잔뜩이다.

엄마의 편지에 대해 생각했던 게 바로 오늘 점심시간이었는데.
엄마가 나를 뱃속에 품고 있던 시절부터 네댓살이 될 때까지 썼던 육아일기이자 편지. 나 결혼하면 줘야지 몇 년을 기다리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결혼을 안하니까 준다며 재작년즈음에 준 엄마의 노트 두 권.
엄마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을 나이, 주변에 하나 둘 엄마들이 늘어가는 시기에 서서 나의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그리고 엄마의 사랑에 대해-

아무래도 오늘은 엄마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날인가보다.

메일을 몇 통 읽다가 꺼버렸다. 아무래도 회사에선 못 읽을 메일이다.
그 때의 나는 어쩜 그리 어렸는지. 내가 유독 이기적인 건지 그 나이 땐 다 그런건지. 그 때의 나가 미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살갑게 다가가는 딸이 되어야겠다는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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