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간 정신없는 일상의 flow.
일단은 내년 여름부터 살 집을 구한 것이 제일 큰 이벤트.
지금 생각해보니 왜 집을 구하기로 한 거였는지, 당최 그 이유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결혼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니고, 자취방 전세의 만기날은 이미 지나 연장까지 했는데,
어느 날 집 보러 가자! 는 한마디에 둘 다 무엇에 홀린듯이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
대략 3주간을 매일같이 서울 전역을 돌아다닌 듯 하다.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던 기간.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을 나의 보금자리로 결정했던 이유는, 뷰 때문이었다.
자취방 치고 7층이라는 높다면 높은 방에서,
건물 바로 앞부터 걸려있는 고도제한 때문에 전부 낮은 건물들이라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탁 트인 뷰.
그리고 신축 건물이었다는 사실도 한 몫 했었지, 물론 회사를 가기 편한 위치이기도, 초역세권이기도 했다.
집을 구하면서 다시 되돌아보건대 이러한 조건으로, 또 내 예산에 맞는 곳에서, 서울 시내의 아파트는 절 대 구할 수 없었다.
나는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4년도 넘게 살아온 것이다-
이 사실이 집을 구하는 동안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마음에 쏙 들었던 집이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나가기도 하고,
결정하자마자 지금 나갔다는 전화를 받기도 하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많고 많은 좌절들과, 또 많고 많은 날들이 지나서 결국은 집을 구했고.
3월에 예매해놨던 9월의 북유럽행 비행기도 타고야 말았다.
이 여행도 회사 워크샵이 겹칠지도 몰라 마음앓이를 꽤나 했었다.
하지만 럭키하게도 결국은 워크샵 일정이 밀려서 현재는 내년으로 조정된 상태.
스웨덴과 핀란드는 기대했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좋았다.
미적 감각이 썩 좋다고는 말 할 수 없어도 심미안적인 요소를 추구하는 나에게 꼭 맞는 여행지였던 것 같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는 북유럽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 무언가 영감을 가득 주는, 그래서 충전해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기대는 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프로포즈도 받았다.
아주 로맨틱한 교과서적인 그런 프로포즈는 아니었지만,
어바웃 타임에 나오는 프로포즈 같은 걸 꿈꾸던 나였는데 어느정도는? 비슷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딱 그 사람 다웠던 그런 프로포즈.
흔치 않은, 이 세상에 딱 하나 있을 것 같은 그런 프로포즈.
그래서 앞으로는 또 결혼준비로 바쁠 예정이다.
내가? 결혼이라고? 의 이 두 문장이 끝없이 머릿속을 돌아다니지만 진짜다.
몇일 내내 하루종일 예식장 검색을 하면서도 나도 믿기지가 않는다.
언제나처럼 친구의 결혼준비를 도우는 느낌으로 그렇게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한 번 밖에 없을 결혼준비도 추억이니까
이 곳에 또 잘 기록해봐야겠다-
그리고 스웨덴과 핀란드 여행기 또한 차근 차근 올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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